Chapter 13

열·전력 공급·스로틀링

새 휴대폰의 벤치마크를 돌리면 첫 판은 놀라운 점수가 나온다. 그런데 같은 테스트를 스무 번 연달아 돌리면 점수가 30~40% 떨어진다. 칩이 고장 난 것도, 배터리가 닳은 것도 아니다. 손에 쥔 유리판이 너무 뜨거워지지 않도록 칩이 스스로 클럭을 내린 것이다. 이 장에서는 열이 칩에서 손바닥까지 흘러가는 길을 전기 회로처럼 풀어 보고, 그 반대 방향으로 배터리의 전기가 수십억 개 트랜지스터까지 흘러드는 길도 따라간다. 둘 다 SoC의 "진짜 성능"을 정하는 숨은 한계다.

열은 전기처럼 흐른다

12장에서 칩이 쓴 전기 에너지는 결국 모두 열이 된다는 것을 보았다. 4 W를 쓰는 칩은 4 W의 난로다. 이 열이 어떻게 빠져나가는지 계산하는 데는 놀랍도록 간단한 비유가 통한다. 열의 흐름(W)을 전류로, 온도(°C)를 전압으로 보면, 열이 통과하기 어려운 정도는 저항이 되고, 열을 담아 두는 능력은 커패시터가 된다.

$$\Delta T = P\cdot R_{th}, \qquad C_{th}\frac{dT}{dt} = P - \frac{T - T_a}{R_{th}}, \qquad \tau = R_{th}\,C_{th}$$
\(R_{th}\)는 열 저항(K/W, 1 W를 흘릴 때 생기는 온도 차), \(C_{th}\)는 열 용량(J/K, 1 K 올리는 데 드는 열), \(T_a\)는 주변 온도. 전기의 옴의 법칙 \(V = IR\), RC 회로의 충전과 똑같은 식이다.

아래 그림에서 전원을 켜고 끄며 온도가 어떻게 따라오는지 보자. 열 저항은 최종 온도를, 열 용량은 그 온도에 도달하는 속도를 정한다. 열 용량이 큰 물체는 같은 열을 받아도 천천히 데워지고 천천히 식는다.

현재 온도—
최종 온도 Ta + PR—
시간 상수 τ = RC—
그림 13-1. 만져 보기왼쪽은 열 회로다. 발열은 전류원, 물체의 온도는 마디 전압, 열 저항을 지나 주변(25 °C)으로 빠져나간다. 오른쪽 그래프의 가로축은 τ에 맞춰 늘어난다(실제 시간을 약 τ/3배 빨리 감았다). 온도는 τ 뒤에 최종 상승의 63%, 3τ 뒤에 95%에 이른다.

휴대폰 전체의 열 용량은 생각보다 크다. 무게 약 200 g의 휴대폰은 유리·알루미늄·배터리를 합쳐 열 용량이 150 J/K 안팎이고, 표면에서 공기로 열을 내보내는 열 저항은 대략 5~8 K/W다. 시간 상수는 십수 분이다. 그래서 휴대폰은 처음 몇 분 동안은 10 W 가까이 써도 버티지만, 시간이 지나면 결국 열 저항이 정하는 한계로 내려와야 한다. 이 열 용량이라는 완충기가 순간 성능과 지속 성능을 가르는 핵심이다.

칩에서 손바닥까지

실제 열은 한 개의 저항이 아니라 여러 저항을 줄지어 지난다. 트랜지스터가 있는 실리콘 표면(접합(Junction))에서 시작해, 패키지와 그 위에 얹힌 DRAM(PoP), 열 계면 물질(TIM), 그래파이트 시트나 베이퍼 챔버(Vapor chamber) 같은 열 확산판, 기기 뒷면 유리, 마지막으로 공기와 손으로 간다. 직렬 저항이므로 같은 열이 모든 저항을 지나고, 각 저항에서 \(P \cdot R\)만큼씩 온도가 떨어진다.

여기에는 두 개의 한계가 있다. 하나는 실리콘이 견디는 최대 접합 온도 \(T_{j,\max}\)(보통 105~125 °C)이고, 다른 하나는 사람이 오래 쥐어도 불편하지 않은 표면(스킨) 온도(약 43~45 °C)다. 아래 그림에서 어느 한계가 먼저 걸리는지 보자.

접합 온도 Tj—
표면 온도—
지속 가능한 최대 전력—
그 한계를 정하는 것—
그림 13-2. 만져 보기열 경로의 정상 상태. 각 층의 높이는 그 층의 열 저항에 비례하고, 색은 그 층 위쪽 경계의 온도다. 표면 → 공기 열 저항이 가장 크다. 휴대폰 표면적(약 0.02 m²)과 자연 대류·복사 열전달 계수(약 8~10 W/m²K)로 정해지기 때문에, 칩을 아무리 잘 만들어도 줄이기 어렵다. 수치는 2020년대 플래그십 휴대폰의 대략값.

결론은 분명하다. 휴대폰의 지속 전력은 대부분 표면 온도가 정한다. 표면 열 저항이 6 K/W라면 25 °C 실내에서 표면을 43 °C 아래로 두는 전력은 3 W 남짓이다. 베이퍼 챔버는 칩 바로 위의 뜨거운 점을 넓게 펴서 접합 온도를 크게 낮추지만, 표면 → 공기 저항은 그대로라 지속 전력을 늘리는 효과는 제한적이다. 반대로 노트북은 팬으로 공기를 강제로 흘려 표면 열 저항을 크게 낮추고, 데스크톱은 큰 방열판으로 수백 W를 버린다. 같은 칩 설계라도 들어갈 기기에 따라 쓸 수 있는 전력이 10배 이상 다르다.

왜 온도 센서가 칩 안에 수십 개나 있을까?

표면 온도는 직접 잴 수 없어서, 칩과 기판 곳곳의 온도 센서 값으로 추정한 "가상 스킨 온도"를 쓴다. 칩 안에는 큰 코어·GPU·NPU·모뎀 근처마다 다이오드나 링 오실레이터 기반 센서가 있어 핫스팟을 ms 단위로 감시한다.

5분 뒤 점수가 떨어지는 이유

이제 그림 13-1과 13-2를 합쳐 휴대폰 전체의 열 모델을 만들어 보자. 다이·패키지(열 용량 작음), 기판·확산판(중간), 몸체·표면(열 용량 큼)의 세 마디를 저항으로 이었다. 게임을 시작하면 SoC는 최고 성능으로 약 9 W를 쓴다. 열 스로틀링(Thermal throttling) 제어기는 온도 센서를 보고 접합 온도나 표면 온도가 한계를 넘으면 DVFS의 최고 P-state를 한 단계씩 내리고(12장), 한계보다 히스테리시스만큼 식으면 다시 올린다.

SIMULATOR

게임 20분: 순간 성능과 지속 성능

경과 시간—
지금 프레임률—
첫 1분 평균—
마지막 5분 평균—
SoC 전력—
세 마디 열 모델: 다이(0.4 J/K) —4 K/W— 기판·확산판(12 J/K) —2 K/W— 몸체·표면(70 J/K) —6 K/W— 공기. 케이스는 마지막 저항을 7.5 K/W로, 팬은 2.5 K/W로 바꾼다. 성능 단계 10개(100%~40%)의 동적 전력은 8.5~1.2 W이고, 누설은 접합 온도에 지수로 늘어난다(45 °C에서 0.5 W). 프레임률은 120 fps × 성능 단계. 스로틀링을 끄면 접합 온도 115 °C에서 보호 회로가 기기를 강제로 끈다.

그래프의 모양을 눈여겨보자. 처음 1~2분은 열 용량이 열을 빨아들이는 동안이라 최고 성능이 유지된다. 이어서 다이 온도가 한계에 닿아 성능이 조금 내려가고, 몇 분 뒤 몸체 온도가 올라오면 표면 한계에 걸려 다시 크게 내려간다. 최종 프레임률은 표면 열 저항이 허락하는 약 3 W에서 나오는 값이다. 처음의 높은 점수는 열 용량을 빌려 쓴 성능이었던 셈이다. 끝부분에서 성능이 몇 분 주기로 오르내리는 것도 보인다. 몸체의 시간 상수가 길어서, 제어기가 성능을 올린 결과가 표면 온도에 나타나기까지 몇 분이 걸리기 때문이다. 느린 대상을 단순한 켜고-끄기식 제어기로 다룰 때 흔히 생기는 출렁임이다.

주변 온도를 25 °C에서 35 °C(한여름 야외)로 올리면 마지막 5분 평균 프레임률은 어떻게 될까?

표면 한계 43 °C와 표면 → 공기 열 저항 6 K/W로 먼저 계산해 보자.

답 보기

표면과 공기의 온도 차가 18 K에서 8 K로 줄어드니, 표면으로 내보낼 수 있는 전력도 약 3 W에서 1.3 W로 절반 아래가 된다. 시뮬레이터에서는 성능이 최저 단계 근처까지 떨어진다. 여름에 야외에서 게임을 하면 휴대폰이 유난히 버벅이는 이유다. 반대로 팬을 붙이면 같은 칩이 훨씬 높은 지속 성능을 낸다. 게이밍 휴대폰의 냉각 액세서리가 실제로 효과가 있는 이유다.

스로틀링 제어기 설계에도 균형이 필요하다. 히스테리시스가 너무 작으면 한계 근처에서 클럭이 올라갔다 내려갔다를 반복해 프레임률이 출렁이고, 너무 크면 필요 이상으로 오래 낮은 성능에 머문다. 실제 시스템은 PID 제어기나 전력 예산을 직접 나눠 주는 방식(IPA, Intelligent power allocation)으로 CPU와 GPU에 전력을 배분해 출렁임을 줄인다. 게임 쪽에서도 처음부터 지속 가능한 프레임률(예: 60 fps)로 고정해 두는 것이 사용자 경험에 더 좋은 경우가 많다.

다이 위의 핫스팟

지금까지는 칩을 온도가 하나인 점으로 보았다. 실제로는 다이 안에서도 온도 차가 크다. 큰 CPU 코어는 면적이 2~3 mm²밖에 안 되는데 4 W 이상을 쓰므로 전력 밀도가 1 W/mm²를 넘는다. 전기 레인지의 화구(약 0.1 W/mm²)보다 열 배 높다. 실리콘은 열을 잘 전하지만(약 150 W/m·K) 다이가 얇아서 옆으로 퍼지는 거리에 한계가 있고, 열은 대부분 아래(또는 위) 패키지로 빠진다. 그래서 작은 고밀도 블록 위에 핫스팟(Hotspot)이 생긴다.

아래는 SB-1 다이 위의 2차원 열 확산 시뮬레이션이다. 블록을 누를 때마다 그 블록의 활동률이 0 → 50% → 100% → 0으로 바뀐다. 상황을 고르고, 큰 코어 하나에 일을 몰아 보자. 코어 돌려쓰기를 켜면 운영체제가 무거운 작업을 0.4초마다 다른 큰 코어로 옮긴다.

SIMULATOR

SB-1 열지도: 열 확산 방정식

블록을 누르면 활동률이 0 → 50% → 100%로 바뀐다. 흰 숫자는 그 블록의 전력.
최고 온도—
가장 뜨거운 곳—
다이 평균—
전력—
0.2 mm 격자(55×48칸)에서 \(c\,\partial T/\partial t = k\nabla^2 T + q - (T - T_b)/R''\)를 명시적 차분법으로 푼다. \(R''\)는 단위 면적당 패키지 쪽 열저항(K·mm²/W), 옆으로 퍼지는 거리는 \(\sqrt{k\,t_{\text{die}} R''}\)에 해당한다. 블록 최대 전력은 1장의 모델을 썼다. 화면의 시간은 실제(수십 ms)보다 느리게 보여 준다.
프라임 코어 하나에 4.5 W를 몰았을 때와, 같은 일을 세 큰 코어에 0.4초씩 돌려 가며 시켰을 때 최고 온도는 얼마나 다를까?

평균 전력은 똑같다. "한 코어에 몰기"에서 최고 온도를 읽은 뒤, 예측하고 나서 코어 돌려쓰기를 켜 보자.

답 보기

최고 온도가 수 °C~10 °C 가까이 내려간다. 코어 하나의 열 시간 상수가 0.4초보다 짧지 않아서, 다른 코어로 옮겨 간 동안 식을 시간을 얻기 때문이다. 단, 코어를 옮길 때마다 캐시를 새로 채워야 하므로(5장) 너무 자주 옮기면 성능을 잃는다. 실제 운영체제는 온도가 한계에 가까울 때만 이런 이동을 쓴다.

한 코어에 일을 몰면 그 코어만 주변보다 20~30 °C 뜨거워진다. 다이 평균 온도는 낮아도 그 한 점 때문에 스로틀링이 걸린다. 같은 전력을 세 코어에 돌려 가며 쓰면 핫스팟 최고 온도가 눈에 띄게 낮아진다. 이 때문에 SoC 평면 배치(17장)에서는 뜨거운 블록들을 서로 떨어뜨려 놓고, 큰 코어 사이에 캐시처럼 전력 밀도가 낮은 블록을 끼워 넣는다. 공정이 미세해질수록 트랜지스터는 작아지지만 전력은 그만큼 줄지 않아 전력 밀도는 오히려 올라간다. 핫스팟은 점점 더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

온도와 누설의 되먹임

12장에서 누설 전류가 온도에 지수로 늘어난다는 것을 보았다. 그러면 이런 고리가 생긴다. 칩이 뜨거워진다 → 누설이 는다 → 전력이 는다 → 더 뜨거워진다. 이 고리가 언제 멈추고, 언제 멈추지 않을까? 답은 두 곡선의 교점에 있다. 칩이 만드는 열 \(P_{\text{gen}}(T) = P_{\text{dyn}} + P_{\text{leak},0}\,e^{(T-25)/\theta}\)와 열 경로가 내보내는 열 \(P_{\text{out}}(T) = (T - T_a)/R_{th}\)이다.

안정 평형 온도—
그때 누설—
상태—
그림 13-3. 만져 보기주황 곡선은 온도에 따른 발열(동적 + 누설, θ = 25 K), 파란 직선은 열 경로가 내보내는 열이다. 두 선이 만나는 왼쪽 교점은 안정 평형점이다. 그 근처에서 온도가 조금 오르면 내보내는 열이 더 커서 다시 식는다. 오른쪽 교점은 불안정하다. 열 저항을 키우면(냉각이 나빠지면) 두 선이 만나지 않게 되고, 온도는 끝없이 오른다. "온도 따라가기"를 누르면 25 °C에서 출발한 칩의 온도가 점으로 움직인다.

이 현상을 열 폭주(Thermal runaway)라 부른다. 정상적인 휴대폰에서는 스로틀링과 과열 보호가 먼저 개입하므로 실제 폭주까지 가는 일은 드물다. 하지만 이 되먹임은 늘 작동하고 있다. 냉각이 나쁜 기기에서 같은 일을 하면 누설이 늘어 전력이 더 들고, 그만큼 배터리도 빨리 준다. 누설 비중이 큰 칩일수록 냉각에 민감하다. 데이터센터의 서버 칩 설계자들이 "온도를 10 °C 낮추면 전력이 몇 % 준다"를 따로 계산하는 이유다.

전력 공급망: 배터리에서 트랜지스터까지

이번에는 열과 반대 방향의 흐름을 보자. 배터리는 3.4~4.4 V를 내지만, 3 nm급 트랜지스터는 0.5~1.05 V로 동작한다. 그 사이를 잇는 것이 PMIC(Power management IC)다. 휴대폰의 PMIC는 수십 개의 전압 조정기를 품고 CPU 클러스터·GPU·메모리·I/O마다 따로 전압을 만든다. 큰 전류가 필요한 레일에는 효율이 90% 안팎인 벅 변환기(Buck converter)를 쓴다. 스위치를 빠르게 켜고 끄며 인덕터에 에너지를 담았다 풀어 평균 전압을 낮추는 회로다.

듀티 D = Vout/Vin—
인덕터 전류 리플—
출력 전압 리플—
효율 (대략)—
배터리에서 뽑는 전류—
그림 13-4. 만져 보기위 회로에서 윗 스위치가 켜진 동안(\(D\cdot T\)) 인덕터 전류가 늘고, 아랫 스위치가 켜진 동안 준다. 인덕터와 출력 커패시터(22 µF)가 이 톱니를 평균 내어 매끈한 전압을 만든다. 주파수를 높이거나 인덕터를 키우면 리플이 줄지만, 스위칭 손실이 늘거나 부품이 커진다. 효율은 도통 손실(15 mΩ)과 스위칭 손실을 더한 교육용 추정이다.
$$V_{out} = D\,V_{in}, \qquad \Delta I_L = \frac{(V_{in}-V_{out})\,D}{L\,f_{sw}}, \qquad \Delta V_{out} \approx \frac{\Delta I_L}{8\,C\,f_{sw}}$$
전압을 낮춘 만큼 전류는 늘어난다. 배터리에서 3.85 V × 1 A를 뽑으면 0.8 V 쪽으로는 약 4.3 A(효율 90%)가 나온다. 코어 쪽 전류가 이렇게 크기 때문에 그 뒤의 저항과 인덕턴스가 문제가 된다.

PMIC를 나온 전류는 기판 배선, 패키지의 볼과 비아, 다이 아래의 범프를 지나 다이 위의 전원망(PDN, Power delivery network)으로 들어간다. 전원망은 가장 두꺼운 상위 금속층에 깐 격자이고, 아래 층으로 비아를 타고 내려가 각 셀에 닿는다. 금속도 저항이 있으므로 전류가 흐르면 \(V = IR\)만큼 전압이 떨어진다. 이것이 IR 강하(IR drop)다. 0.75 V로 동작하는 칩에서 30 mV만 떨어져도 전압의 4%이고, 게이트 지연은 그보다 더 크게 는다.

최악 IR 강하—
VDD 0.75 V 대비—
전원 범프 수—
최악 지점—
그림 13-5. 눌러 보기다이를 33×29 마디의 저항 격자로 보고, 블록의 전력에 비례하는 전류를 각 마디에서 뽑았다. 흰 점은 패키지에서 전원이 들어오는 범프다. 격자 위를 누르면 그 자리에 범프를 더하거나 뺄 수 있다. 범프에서 먼 곳, 전류를 많이 쓰는 블록 한가운데가 가장 많이 떨어진다. 마디 방정식을 SOR 반복법으로 푼다.

실제 칩에는 범프가 수천~수만 개 있고, 설계 도구가 수억 개 마디의 전원망을 풀어 IR 강하가 전압의 5% 안팎을 넘지 않는지 확인한다. 전원망은 금속 배선 자원의 20~40%를 차지하며, 신호 배선과 자리를 다툰다. 최근에는 웨이퍼 뒷면에 전원망을 따로 까는 후면 전력 공급(Backside power delivery) 기술로 이 다툼을 피하려는 공정도 나오고 있다(2025년 무렵 양산 시작).

순간 전압 강하: di/dt 문제

IR 강하는 일정한 전류에서의 이야기다. 더 까다로운 것은 전류가 갑자기 바뀔 때다. 큰 코어가 유휴에서 깨어나 몇 ns 만에 전류가 수 A 늘면, 패키지와 기판의 인덕턴스 \(L\)이 \(V = L\,di/dt\)만큼 전압을 막아선다. 그동안 필요한 전하는 다이 안의 디커플링 커패시터(Decap)가 빌려 준다. 인덕턴스와 커패시턴스가 만나면 공진 회로가 되므로, 전압은 한 번 크게 꺼졌다가 출렁이며 회복된다. 이를 전압 드룹(Voltage droop)이라 한다.

최대 전압 강하—
공진 주파수—
특성 임피던스 √(L/C)—
타이밍—
그림 13-6. 만져 보기위: 다이 전압(분홍)과 이 클럭을 안전하게 내는 최소 전압(점선, 0.72 V). 아래: 부하 전류(주황)와 클럭 주파수(파랑). 상승 시간이 공진 주기보다 짧으면 강하가 \(\Delta I\sqrt{L/C}\) 가까이 커진다. 적응형 클럭을 켜면 전압이 문턱 아래로 내려가는 순간 클럭을 늦춰 타이밍 오류를 막는다. 모델: 전압 조정기 0.8 V, 직렬 저항 3 mΩ, 디캡 직렬 저항 4 mΩ.
$$\Delta V_{\max} \approx \Delta I\,\sqrt{\frac{L}{C}}, \qquad f_0 = \frac{1}{2\pi\sqrt{LC}}$$
전류가 \(f_0\)의 주기보다 빨리 바뀔 때의 근사. 같은 \(\Delta I\)에서 강하를 줄이려면 \(L\)을 줄이거나(패키지 설계, 다이 가까이 커패시터 배치) \(C\)를 늘려야 한다(면적을 써서 디캡 셀 배치, 고밀도 MIM·딥 트렌치 커패시터).

설계자들은 이 문제를 여러 겹으로 막는다. 칩 쪽에서는 빈 공간마다 디캡 셀을 채우고, 패키지에는 실리콘 커패시터를 다이 바로 아래에 붙인다. 동작 쪽에서는 코어가 한 번에 깨어나지 않고 몇 단계에 걸쳐 전류를 늘리게 하고(di/dt 제한), 드룹 감지기가 전압이 떨어지는 순간 클럭을 잠깐 늦추는 적응형 클럭(Adaptive clocking)을 쓴다. 적응형 클럭이 있으면 최악의 드룹에 대비해 전압을 미리 높여 둘 필요가 줄어, 평소 전압을 수십 mV 낮출 수 있다. 12장에서 본 대로 전압 몇 %는 전력 몇 %의 두 배다.

전원망 공진과 소프트웨어

특정 주기로 전류를 껐다 켰다 하는 코드(예: 공진 주파수와 맞는 주기로 연산 묶음을 반복)는 드룹을 공진으로 키울 수 있다. 실제로 이런 "전력 바이러스" 프로그램은 칩 검증에서 최악 조건을 찾는 데 쓰인다. 반대로 공격자가 의도적으로 드룹을 일으키는 결함 주입 공격도 있다(16장).

배터리: 용량, C-레이트, 전압 처짐

공급망의 출발점인 리튬 이온 배터리도 이상적인 전압원이 아니다. 배터리의 개방 전압(OCV, Open-circuit voltage)은 충전 상태(SOC)에 따라 4.2 V(완충)에서 3.0 V(방전)까지 변하고, 안에는 수십~수백 mΩ의 내부 저항이 있다. 전류를 많이 뽑으면 단자 전압이 \(I R_{\text{int}}\)만큼 처진다. 전류의 크기는 흔히 용량 대비 배율인 C-레이트(C-rate)로 말한다. 5,000 mAh 배터리에서 5 A는 1C, 10 A는 2C다.

문제는 SoC가 일정한 전력을 원한다는 데 있다. 전압이 처지면 같은 전력을 내기 위해 전류가 더 늘고, 그러면 더 처진다. 추위에는 내부 저항이 몇 배로 커진다. 아래 그림에서 온도를 내리고 순간 전력을 올려 보자. 단자 전압이 시스템의 최저 동작 전압(약 3.3 V) 아래로 내려가면 휴대폰은 배터리가 남아 있어도 꺼진다.

단자 전압—
전류 · C-레이트—
내부 저항—
이 전력을 낼 수 있는 최저 SOC—
그림 13-7. 끌어 보기회색은 개방 전압, 분홍은 이 전력을 낼 때의 단자 전압 곡선이다. 그래프를 좌우로 끌면 충전 상태가 바뀐다. 분홍 곡선이 빨간 차단선 아래로 내려가는 구간에서는 이 전력을 낼 수 없다. 5,000 mAh 배터리, 내부 저항 25 °C에서 약 90 mΩ(커넥터·보호 회로 포함), 온도가 16 °C 내려갈 때마다 약 2.7배로 증가하는 교육용 모델.

그래서 PMIC와 운영체제는 배터리 상태를 보며 순간 최대 전력도 제한한다. 배터리가 낡아 내부 저항이 커지거나 날이 추우면, 순간 전력 요구가 큰 최고 P-state를 막아 갑작스러운 꺼짐을 피한다. 몇 년 쓴 휴대폰이 느려지는 이유 중 하나다. 열(뒤로 흐르는 에너지)과 전력 공급(앞으로 흐르는 에너지)은 이렇게 함께 SoC의 실제 성능 상한을 정한다.

한계대략값비고
최대 접합 온도 Tj,max약 105~125 °C휴대폰 SoC는 보통 95~105 °C 부근에서 스로틀링 시작
표면(스킨) 온도약 43~45 °C장시간 접촉 기준(IEC 62368-1 등 안전 규격의 접촉 온도 한계 참고)
휴대폰 지속 전력약 3~5 W표면 → 공기 열 저항 약 5~8 K/W
노트북 / 데스크톱 CPU약 15~45 W / 65~250 W팬·방열판으로 열 저항을 크게 낮춤 (2024년)
큰 코어 전력 밀도약 1~2 W/mm²핫스팟. 다이 평균은 0.05~0.1 W/mm²
허용 IR 강하 + 드룹약 VDD의 5~10%설계 서명(sign-off) 기준, 회사·블록마다 다름
PMIC 벅 변환기 효율약 85~93%경부하에서는 낮아짐, 스위칭 1~6 MHz
배터리 내부 저항약 50~150 mΩ (25 °C)0 °C 이하에서 2~5배, 노화로 증가

핵심 정리

  1. 열은 전기처럼 흐른다. 온도 상승 = 전력 × 열 저항, 반응 속도는 열 용량이 정하는 시간 상수 \(\tau = RC\).
  2. 휴대폰의 지속 전력(약 3~5 W)은 접합 온도보다 손에 닿는 표면 온도 한계가 정한다. 첫 몇 분의 높은 성능은 열 용량을 빌려 쓴 것이다.
  3. 스로틀링은 온도 센서를 보고 최고 P-state를 낮추는 제어기다. 다이 위 핫스팟이 먼저 한계에 걸리므로 배치와 작업 분산이 중요하다.
  4. 온도가 오르면 누설이 늘어 다시 온도가 오른다. 발열 곡선과 방열 직선이 만나지 않으면 열 폭주가 일어난다.
  5. 전원 공급망에서는 IR 강하(정적)와 \(L\,di/dt\) 드룹(동적)이 전압을 깎는다. 디캡, 범프 배치, 적응형 클럭이 그 대책이고, 배터리 내부 저항은 추위와 노화에 따라 순간 전력을 제한한다.

확인 퀴즈

Q1. 열 저항이 8 K/W인 경로로 3 W를 흘리면, 주변 온도 25 °C에서 정상 상태 온도는?

\(\Delta T = P R = 3 \times 8 = 24\) K, 따라서 25 + 24 = 49 °C. 열 용량은 그 온도에 닿는 속도만 바꾼다.

Q2. 휴대폰에서 게임 벤치마크를 반복하면 점수가 처음보다 크게 떨어지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열 용량은 완충기일 뿐이다. 시간 상수(수 분~십수 분)가 지나면 표면 → 공기 열 저항이 정하는 전력(약 3~5 W)이 상한이 된다.

Q3. 그림 13-3에서 열 폭주가 일어나는 조건은?

교점이 없으면 모든 온도에서 발열이 방열보다 커서 온도가 계속 오른다. 교점이 있으면 낮은 쪽 교점이 안정 평형점이다.

Q4. 0.8 V 코어 레일에서 부하 전류가 1 ns 만에 4 A 늘었다. 패키지 인덕턴스 100 pH, 온다이 디캡 100 nF일 때 최대 드룹의 대략값은?

\(\sqrt{L/C} = \sqrt{10^{-10}/10^{-7}} \approx 31.6\) mΩ, \(\Delta V \approx 4 \times 0.0316 \approx 126\) mV. 0.8 V의 16%나 되므로 디캡을 늘리거나 di/dt를 제한해야 한다.

Q5. 벅 변환기로 3.8 V를 0.76 V로 낮출 때 듀티비와, 출력 4 A를 낼 때 배터리 전류(효율 100% 가정)는?

\(D = 0.76/3.8 = 0.2\). 전력 보존으로 \(3.8 \times I_{in} = 0.76 \times 4\), \(I_{in} = 0.8\) A. 전압을 낮추면 그만큼 전류가 늘어 다이 쪽 IR 강하가 문제가 된다.

Q6. 추운 날 배터리가 30% 남아 있는데 카메라를 켜자 휴대폰이 꺼졌다. 가장 그럴듯한 설명은?

\(V = V_{OCV} - I R_{\text{int}}\). 추위에 \(R_{\text{int}}\)가 몇 배가 되면 같은 전력에서 전압이 크게 처진다. 누설은 오히려 추울수록 준다.